오기노 마코토(荻野真)의 실질적인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공작왕은 오컬트만화가 많이 나오는 일본에서도 견줄만한 작품이 몇 없을 정도로 성공한 작품입니다.
기존의 오컬트 작품과는 다르게 조사를 바탕으로 한 오컬트 지식들이 차용되어서 여러 종류의 신화나 전승설화, 민간신앙, 신비주의 종교와 같이 전혀 관계없는 자료들끼리 섞어서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 냈다는 점입니다.(오컬트 버전의 슈퍼로봇대전을 보는 듯합니다.)
초기에는 공작 혼자 여러 요괴들을 제거해 나가는 산만하고 선정적인 옴니버스 구성으로 전개되지만 주변인물들이 늘어나고 출생의 비밀과 사명이 부각되면서 그러한 요소들이 줄어들고 세상을 지켜내야 하는 영웅 전설로 이야기가 변화 합니다.
여기서 끝났으면 훌륭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오컬트 작품으로 남아 있을 수 있었던 작품이지만 작가가 후속작을 연재하면서 그 후속작이 전작에 못 미친 수준이 아니라 전작인 공작왕을 깍아 먹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공작왕의 평가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적판의 엉터리 번역과 앞뒤가 안 맞는 번역도 큰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만화책을 정상적인 경로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아이들은 도서 대여점이 생기기 전에는 이발소나 목욕탕과 같은 곳에서 만화책을 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너무 여러 해적판이 돌아 다녀서 퇴마성전과 공작왕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던 것도 국내에서 공작왕이 저평가되게 된 원인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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